젖산 역치(LT) 페이스, 스스로 측정하는 법
- 젖산 역치는 젖산이 급격히 쌓이기 시작하는 지점으로 지구력의 핵심 지표다
- 실험실 없이 30분 타임트라이얼 후반 심박 평균으로 LT 심박을 근사할 수 있다
- '편안하게 힘든' 대화 감각과 최근 대회 기록 역산이 보조 단서가 된다
- 자가 추정은 근사치이므로 컨디션 좋을 때만, 통증 시 중단한다
훈련 강도를 정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기준선이 젖산 역치(LT)다. 문제는 정밀 측정이 실험실 몫이라는 점인데, 다행히 현장에서도 꽤 쓸 만한 근사치를 스스로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그 자가 측정 방법에 집중한다.
원리
젖산은 운동 중 늘 만들어지고 또 늘 제거된다. 강도가 낮을 때는 생성과 제거가 균형을 이루지만,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제거 속도가 생성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혈중 젖산이 급격히 쌓이기 시작한다. 이 '급증이 시작되는 경계'를 흔히 젖산 역치라고 부른다.
이 지점이 중요한 이유는, 지구성 종목의 경기력이 최대산소섭취량(VO2max) 자체보다 '역치 페이스를 얼마나 높고 오래 유지하느냐'에 더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VO2max가 같아도 역치 페이스가 더 빠른 쪽이 대체로 더 잘 달린다. 그래서 LT는 지구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통한다.
훈련 설계에서도 LT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 회복주는 역치보다 확실히 느리게, 템포런은 역치 부근에서, 인터벌은 그 위에서 다룬다는 식으로 강도 구획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선이 흐릿하면 매번 감으로 달리게 되지만, 대략적인 LT 페이스나 심박을 알면 각 세션의 목적이 또렷해진다.
정밀한 값은 혈액 채취나 호흡가스 분석으로만 나온다. 하지만 러너에게 필요한 건 소수점까지의 수치가 아니라 '오늘 어느 정도로 달릴지'를 정하는 실용적 기준이다. 그 정도라면 현장 테스트로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실천
- 워밍업을 충분히 한다: 어떤 테스트든 최소 10~15분 조깅과 가벼운 질주 몇 번으로 몸을 데운 뒤 시작한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측정하면 초반 심박이 실제보다 낮게, 페이스는 불안정하게 나와 추정이 어긋난다.
- 30분 타임트라이얼로 심박을 잡는다: 평지에서 30분간 '지금 낼 수 있는 최대한 균일한 강도'로 달린다. 이때 마지막 20분 구간의 평균 심박을 LT 심박의 근사값으로 본다(전체가 아니라 후반을 쓰는 이유는 초반 심박이 아직 덜 오르기 때문이다). 같은 30분의 평균 페이스는 대략적인 LT 페이스 참고선이 된다.
- '편안하게 힘든' 대화 감각을 익힌다: 역치 부근은 짧은 문장은 겨우 말할 수 있어도 길게 수다 떨기는 버거운 강도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숫자를 못 볼 때 이 comfortably hard 감각이 즉석 기준이 된다.
- 최근 대회 기록으로 역산한다: 최근 10km나 하프 기록이 있다면 온라인 페이스 계산기로 역치 페이스 추정치를 뽑아볼 수 있다. 테스트를 새로 하지 않아도 되는 손쉬운 보조 단서다. 단 컨디션 좋은 날의 기록일수록 신뢰도가 높다.
- 정기적으로 재측정한다: 체력이 늘면 같은 심박에서도 페이스가 빨라진다. 4~8주 간격으로 다시 재보고 기준을 갱신하면, 낡은 숫자로 너무 느리게 혹은 너무 빠르게 달리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은 주의
자가 추정은 어디까지나 근사치다. 수면, 더위와 습도, 카페인, 심박 측정 기기의 오차에 따라 같은 사람도 날마다 값이 흔들린다. 그래서 한 번의 결과를 절대치로 믿기보다 여러 번의 경향으로 읽는 편이 낫다. 또 30분 전력 테스트는 부상 위험이 있으니 몸 상태가 확실히 좋은 날에만, 통증이나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즉시 멈춘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이며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완벽한 숫자를 좇기보다, 오늘 나에게 맞는 대략의 기준선 하나면 훈련은 충분히 또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