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시즌 계획하기 — A·B·C 레이스 배치와 연간 스케줄
- 한 시즌의 모든 대회를 똑같이 대하지 말고 A(목표)·B·C(연습·점검)로 등급을 나눈다
- 피크는 한 시즌에 한두 번만 몰아줄 수 있으므로 A레이스에 집중한다
- 풀코스는 컨디션·회복 부담 탓에 연 2~3회가 현실적 상한이다
- 대회 사이에는 회복과 재빌드 기간을 반드시 확보한다
한 해에 대회를 여러 번 뛰다 보면 모든 레이스에 전력을 쏟고 싶어진다. 하지만 몸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태는 오래 유지되지 않고, 자주 만들 수도 없다. 그래서 시즌을 설계할 때는 대회마다 우선순위를 정해 어디에 정점을 몰아줄지 먼저 결정한다.
원리
경기력의 정점, 즉 피크는 훈련 부하를 쌓고 마지막에 테이퍼로 피로를 덜어낼 때 짧게 나타난다. 이 상태는 대체로 몇 주 안에 흩어지고, 한 번 만들려면 여러 주의 축적과 회복이 필요하다. 한 시즌에 만들 수 있는 진짜 피크가 한두 번뿐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대회에 피크를 맞추려 하면 어느 대회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그래서 대회를 등급으로 나눈다. A레이스는 그해 훈련의 방향을 정하는 목표 대회로, 테이퍼와 피킹을 온전히 이 대회에 맞춘다. B레이스는 A를 위한 실전 점검이다. 페이스 감각, 보급 전략, 대회 당일 루틴을 낮은 위험으로 검증한다. C레이스는 훈련의 일부로 뛰는 대회로, 별도 테이퍼 없이 컨디션을 확인하거나 강도 높은 자극을 주는 용도다. 이렇게 나누면 한정된 피크를 어디에 쓸지가 분명해지고, 나머지 대회는 목표를 지원하는 도구가 된다.
실천
- A레이스를 먼저 하나(많아야 둘) 고정한다. 연간 계획의 출발점이다. A를 정해야 역산으로 훈련 블록과 테이퍼 시점이 잡힌다. A가 둘이면 사이에 최소 8~12주의 재빌드 간격을 둔다.
- B레이스는 A의 4~8주 전에 배치한다. 실전 리허설이므로 A보다 짧은 거리나 낮은 목표로 잡는다. 가벼운 테이퍼(2~4일) 정도만 주고, 끝난 뒤엔 곧바로 A를 향한 훈련으로 복귀한다.
- C레이스는 훈련처럼 소화한다. 테이퍼 없이 평소 훈련 주에 끼워 넣고, 기록보다 페이스 연습·집단 주행 경험에 목적을 둔다. 무리한 전력 질주는 피한다.
- 대회 뒤 회복 기간을 거리에 비례해 둔다. 흔히 쓰이는 대략적 기준은 완주 거리 1km당 하루 안팎의 완화 기간이다. 풀코스라면 몇 주간 강도를 낮추고, 이 기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 시즌당 풀코스는 2~3회를 상한으로 본다. 회복과 재빌드에 드는 시간을 계산하면 그 이상은 매번 준비가 얕아진다. 풀코스가 많으면 하나를 A, 나머지는 B·C로 낮춰 기대치를 조정한다.
이런 점은 주의
가장 흔한 실수는 달력을 대회로 빼곡히 채우는 것이다. 대회가 잦으면 매번 어중간한 컨디션으로 서게 되고, 회복이 밀리면서 피로가 누적돼 부상과 번아웃 위험이 오른다. 특히 모든 대회를 A처럼 전력으로 뛰려는 욕심은 정점을 분산시켜 정작 목표 대회에서 힘을 남기지 못하게 한다. 대회 수를 줄이는 결정이 기록에는 오히려 유리할 때가 많다.
잘 짠 시즌은 대회를 많이 뛰는 계획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하루에 몸이 가장 좋도록 나머지를 배치하는 계획이다.